[발언대] 전통시장, 청년에게 새로운 기회 될 것입력: 2014-11-23 19:03 이두형 대인시장추억의 문방구메모리즈 대표정부의 실업 구제정책이 몇 년째 활발하게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청년 실업률은 2008년 국제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취업준비자는 무려 55만 명에 육박하고, 500대 상위기업 기업 구인이 3만 명에 달한다. 이는 반듯한 직장은 곧 대기업이라는 고정관념이 낳은 결과물이라 볼 수 있겠다. 바늘구멍을 뚫고 대기업에 입사해도 정년 보장이 쉽지 않고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만큼 청년들의 창업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필자는 4년 전 광주 최초의 전통시장인 대인시장에 디자인스튜디오를 오픈했다. 당시 시장 상황을 돌이켜보면 정부의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상점주들의 고령화로 인해 점포가 하나둘씩 비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빈 점포는 처음 사업을 시작하는 우리 같은 젊은 창업자들에게 유용한 공간으로 다가왔다. 특히 임대와 관리비용이 저렴하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잘 안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대인야시장'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고 수익창출로 이어졌다. 심지어 대형백화점의 잇따른 러브콜에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단순 디자인 작업실이었던 스튜디오는 하나의 회사로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한 개의 디자인스튜디오와 추억의 대인문방구 '메모리즈(MEMORIES)'라는 테마샵을 오픈하고 운영 중에 있다. 광주 대인시장 내에 위치한 추억의 문방구 메모리즈는 DNA 디자인스튜디오에서 제작한 페이퍼 토이 상품과 광주지역과 대인시장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의 아트상품, 그리고 추억을 연상하게 하는 다양한 추억상품들과 먹거리로 채워져 있다. 젊은 층이 선호하는 재미난 아이디어 상품과 전통시장이라는 장소적 특색이 가지고 있는 추억의 아이템을 연계한 것이다. 점포는 방송에 몇 번 소개됐으며, 대인시장을 찾은 관광객들이나 방문객에게 다양한 문화와 함께 추억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대인시장 추억의 대인문방구 메모리즈의 오픈은 다양한 의미를 가진다. 전통시장의 빈 공간을 채우는 새로운 테마상점인 동시에 젊은 상인들이 전통시장에 등장했다는 것 자체에 의의가 있다. 이는 생명력을 잃어가는 전통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는 큰 이슈거리였다. 또한 이러한 분위기를 함께 이끌어 나가는 청년 CEO가 있다. 'PICAM', '더 푸릇', '도자기의 꿈으로', '데블스'등 총 7개 점포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청년들이 상점을 운영하면서 한층 더 젊은 시장분위기를 형성해 나가고 시장을 찾는 손님들의 연령층도 젊어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전통시장을 무대로 청년 상인들이 자리를 잡아 나가는데 또 하나의 큰 의미는 젊은이들의 의식 전환이라 할 수 있다. 낡고 허름한 것에 대한 편견과 선입관이 지금 이시대의 젊은이들을 취업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 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생각지 못한 기회가 찾아 올 수 있다. 전통시장은 젊은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기회이자 도전의 무대가 될 수 있다. 전통시장 활성화 정책은 물론 기존 상인회의 적극적인 지원은 사업을 시작하는 청년 상인들이게 활력을 불어 넣어주고 이러한 활력소는 고스란히 시장의 분위기를 바꾸어 전통시장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필자가 처음 상점을 만들던 시기에 상인회 회장님께서 이야기해주셨던 '시장에서 성공한다면 어디를 가서 무엇을 하든 성공할 것'이라는 진심어린 조언이 귓가에 맴돈다. 지금 자신의 수첩에 사업과 관련된 작은 메모가 있는 열정을 가진 청년이라면 전통시장 내 창업을 추천하고 싶다.